본문/내용
이제 사회의 제약과 압박 속에서 비판 정신의 한 부면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그의 1950년대 시세계를 살펴 보자. 그의 이 당시 시를 읽노라면, 모더니즘과 반모더니즘, 현실과 이상, 불안과 희망 등등과 같은 대립적 요소들이 서로 묘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김규동을 모더니스트라고만 규정하기에는 어려운 다른 성격들이 시에 같이 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시에 때로는 다른 시에서 이런 대립항이 많이 발견된다.
이런 시들이 보여주는 세계는 분단과 전쟁의 현실, 자연 세계의 형상화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항목들이 서로 대립되거나 동류항으로 묶이기도 한다. 즉 분단이라는 현실은 전쟁이라는 현실에 대해서 같은 맥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서로 반대의 상황으로 설정된다. 불안의 세계이면서 희망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리고 분단과 전쟁의 현실은 그가 추구한 자연의 세계와 대립되다가도 때로는 분단이라는 현실의 한 끝에서는 같은 맥락에서 추구되는 이상을 표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이런 김규동이 1950년대 시에서 보여준 세계의 양면성을 중심으로 살피고자 한다. 그것은 전쟁이라는 현대적이고 모더니즘적인 세계의 추구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서정 세계의 추구라고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은 서로 대립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수정되기도 한다. 아직 그 방향만을 제시하는 정도에 머물고 말지만 그것은 의미있는 행동이었다. 이런 화해를 추구하는 시세계를 통하여 그의 시가 모더니즘의 바다에서 헤매지만은 않았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밝혀보고자 한다.
1. 모더니즘의 편린을 찾아서
1950년대 시인들은 전쟁을 경험하였고, 어쩔 수 없이 이 전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쟁은 현대 문명의 총화(?)이자 각축장이기도 했다. 인류에게 이롭게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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