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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 위주의 일반학습을 할 때의 밑줄 긋기와는 달리,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게 하는 목적은 학생의 독자성을 존중해주기 위함이다. 창조적으로 자신의 상상력과 더불어 문학작품을 대하고, 또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상상력을 더욱 일깨울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 문학비평의 흐름과도 방향을 같이 하는 수업방법이라 할 수 있다. 현대 문학비평인 현상학 비평에서는 독자의 독서행위를 하나의 창조행위로 보고 있다. 누구나 작가가 글을 쓰는 행위를 창조행위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독자가 글을 읽는 행위도 창조행위라는 것이다.
말라르메가 끝을 맺지 못한 소설 <이지튜르>의 첫머리는 이렇다. 빈방 한가운데 책상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책 한 권이 펼쳐져 있다. 모든 책은 누군가 펼치고 읽기 전까지는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빈방 책상에 놓여 있는 책은 하나의 물건에 불과하다. 책상 위에서, 책꽂이 위에서, 서점의 진열대 위에서 하나의 물건으로 존재하면서, 누군가 이러한 물질이라는 껍질을 벗겨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손길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책은 다른 물건과는 달리 진열대나 서가에 다시 그대로 꽂혀지기를 원치 않는다. 예를 들어, 가게에서 산 꽃병을 집에 가져와 선반 위에 올려놓으면 꽃병은 곧 살림도구가 된다. 꽃병은 살림도구라는 존재성을 초월하지 못한다. 그러나 책은 다르다. 책은 펼쳐져서 읽혀지기를 원하고, 독자의 정신 속에 들어가 역동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책은 더 이상 물건이 아니다. 물건으로서의 장벽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와 책 사이에 장승처럼 서있는 거대한 장벽을 무너뜨리고, 책장으로부터 밀물쳐오는 의미의 파도를 파악하고, 책 속에 담겨있는 사고를 사유해 보는 과정이다. 죠르쥬풀레는 독…
생들의 사유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자극제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밑줄 긋기 방법으로 문학 수업을 하는 기본 관점은 학생들로 하여금 독서를 통해서 학생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느끼며 사유하고, 타인(작가)의 사유를 공유하여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도 벗어나게 하는 연금술 같은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데 있다. 또한 교사는 밑줄 긋기 수업을 통해서 한 단어나 문장, 작품에 대해서 학생들마다 서로 다른 사유를 한다는 놀라움을 맛보면서 서로가 서로의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열린 마음을 지니며 대화를 나누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수업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