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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동안 남북한의 삶의 테두리는 38선 이남과 이북으로 갈라져 ‘그들’과 ‘우리’가 구분되고 그 안에서 서로 다른 라이프사이클과 라이프스타일이 발전되어 왔다. 예겉대, 국호, 애국가, 행정구역, 화폐, 귀성행렬, 학제, 생활주기, 생활양식, 주체연호. 그들이 즐기는 공휴일은 김일성·김정일생일, 국제부녀절, 소년단명절, 당창건기념일 등으로 개천절, 한글날, 석탄일, 크리스마스가 친숙한 우리에게는 생소한 단어들이다. 그들이 먹는 음식과 입는 옷, 주거환경에서부터 그들이 즐겨 듣는 음악과 생각하는 모든 것이 우리와 많이 달라졌다. 김일성의 생일을 태양절로 제정하고 축제를 벌이며 김일성이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한 ‘주체연호’를 사용하는 등 생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울타리에 안에서 공동체적 삶을 영위했던 ‘우리’의 영역은 절반으로 축소되었고 서로 다른 두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언어는 언어자체의 이질화 보다 언어의 엑센트, 억양이 가져다주는 이질감이 문제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임을 넘어서 사회에서 지배의 도구로 사용된다. 언어는 개인의 존재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 교육 등 사회관계의 모든 것을 담지하고 있는 문화적 기제이다.
공동생활의 테두리 안에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소산을 총칭하여 문화라고 부른다면 남북한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엄연한 두 문화적 실체로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북한 사람들이 각자의 국가영역 속에서 학습한 행동양식, 전통, 의식 및 신념체계가 매우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남북한의 문화적 차이는 남북한이 쓰고 있는 ‘한국’과 ‘조선’이라는 국호에서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북한은 자신들을 ‘북한’이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북한, 남한 할 때의 ‘한’이라는 말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조선’이라고 하면 우리에게는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느낌과 함께 때로는 ‘남조선’을 연상케하여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