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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교육이란 전적으로 일상 생활 안에서 국어를 사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만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모든 교육과정들이 내세웠는데, 그것은 결국 ‘교수요목’으로부터 말미암았다는 사실이 뚜렷이 드러난다. 알다시피 ‘교수요목’은 세계 대전의 승전국으로 점령지에 진주한 미군 군정청이 미국의 학교교육을 본보기로 삼아서 서둘러 마련했다. 따라서 우리의 문화 전통과 실정을 충분히 알아서 우리의 현실에 제대로 어울리는 것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마련한 것이다.
미국은 알다시피 토착 주민들이 대대로 살아온 바탕에서 이루어진 나라가 아니다. 토착 원주민들은 소탕해 버리고 영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이상을 갖고 새롭게 세운 나라다. 영국뿐만 아니라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 각국의 모험가들과 이상주의자들이 나름의 꿈을 갖고 몰려들어 만들어낸 신생 국가다. 건국하고 이제 겨우 이백 년 남짓한 역사를 가진 풋내기 나라로서 끊임없이 세계의 곳곳으로부터 그런 자세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언제나 소용돌이치고 있는 사회다. 그러니 그 나라의 ‘국어’, 곧 나라말의 상태는 아주 특이할 수밖에 없다. 세계 곳곳에서 제각기 다른 자기 모국어를 쓰던 사람들이 혼잡하게 몰려와 뒤섞여 살면서 국가를 이루어 가야 하는 나라의 국어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국어교육을 하자면 가장 절실한 당면 과제가 일단 공용의 나라말(국어)로써 `의사 소통`을 제대로 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떠나온 제 모국어를 버리고 미국 국민으로서 `일상의 언어 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도록 해결해 주는 일, `일상 생활에 필요한 말과 글`을 가르쳐 주는 일이 국어교육의 전부일 수도 있을 것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저들과 아주 다른 역사와 전통 속에서 살아왔고 살아간다. 아득한 옛날부터 좁은 땅 위에 한 겨레로 모여 하나의 모국어만을 쓰면서 깊은 혈연으로 묶여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