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무엇이 문제인가
문학 작품을 읽는 이유는 ‘재미 때문’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그 재미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일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그리고 그 설명은 또다시 분류적이거나 기술적 서술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다양하기도 하다. 돈 버는 사람에게는 돈이 들어오는 것이 재미일 것이고, 과학자에게는 발견 또는 발명의 성과가 재미일 것이며, 아이들에게는 만화의 그림과 극적 전개가 재미일 수 있다. 결국 재미가 있어서 문학 작품을 읽는다는 말은 꾸준한 재질문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설명으로서는 부적절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이 점과 관련하여 다소 소박한 질문을 떠올린다. “「서왕가」는 도대체 왜 읽는가?”가 그것이다. 그 설명은 그리 쉽지 않고 또 그 대답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서왕가」에 나오는 ‘션지식을 친견야’나 ‘뉵적을 자부리라’ 혹은 ‘허공마 빗기 고 마야검을 손애 들고 오온산 드러가니 졔산은 첩첩고 샹산이 더욱 놉다’와 같은 표현에서 흡족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할 수도 있다. 그 흡족함의 원천를 미세하게 살피면 말의 묘미, 정신적 깊이 등으로 다시 나누어 논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설명은 문학이 언어 구조물이라는 점과 연결되기 때문에 이 작품을 읽는 이유로 그럴 듯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션지식’이나 ‘뉵적’ 또는 ‘오온산’이며 ‘샹산’ 등이 특정 종교의 용어이며, 따라서 이런 표현이 흡족함을 준다면 그것은 그 종교에 대한 개인적 편향성일 따름이라는 주장도 성립이 가능하다. 따라서 「서왕가」는 특정한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만 주목의 대상일 수 있고, 그런만큼 문학적 감동이나 기능적 보편성은 덜하다는 평가가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