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또한 몽테뉴Montaigue도 그의 <수상록> 서문에서 말하기를 `이 수상록의 내용은 나 자신을 그린 것이다.`고 하여 그는 그의 글쓰기에서 가장 자유스런 방법으로 단편적이고 산만하게 중얼거리고 있는데도 독자가 그의 독백에 자꾸 끌려간다. 바로 독자들은 자기 아닌 남의 얘기를, 그것도 산만하고 독백적인 형식으로 쓰여진 글을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수상록>은 자기실현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고, 그것은 곧, 글쓰기의 가장 순수한 목적 즉, 자기의 감정을 문자로 표현한다는 것에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몽테뉴의 이러한 독백이 바로 수필의 시작이 되었고, 성격이 되어버렸다.
위의 두 사람, 리드와 몽테뉴의 견해를 빌리면 작문은 형식과 내용에 제한이 없고, 무엇이든 소재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산문정신에 입각해야 한다는 뜻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사로잡히지 않는 평정한 마음에서 마치 먼 곳의 그리운 친구에게 심정을 말하는 듯한 한편의 정성스런 글을 쓰다면 그것이 수필이 되는 것이다. 수필은 무형식의 형식이 특징이다. 이것이 수필의 운명이고 성격이다.
김진섭은 `한 시대나 한 세기의 소설, 시, 희곡은 내용이나 형식으로 보아서 몇 가지로 분류하여 논할 수 있다. 그것은 시대사조와 사회의식에 연결되어 발전·쇠퇴하는 특징을 가진 문학형식인 까닭이지만, 수필에 있어서는 그 성쇠기복이 시대적 제약에 의거한다고 간주한다기 보다 오히려, 생활단면에 부딪치는 까닭에 비교적 관련이 적게 자라간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그냥 그대로 내용이 될 수 있는 수필이 단순한 기록에 그쳐서는 우리를 긴장시키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