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사람이 제도를 만들고 거기 참여하는 본래의 뜻은 이내몸에 이로움을 얻고자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제도란 한번 만들어지면 자신의 생명과 운동 원리를 가지는 까닭에 언제까지고 그 이익이 개인의 이익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제도가 자기 보존의 열정에 빠져 방어 본능을 한 권리로 휘두르기 시작하면 개인에게는 치명적인 억압 장치로 변질되기도 한다.(p.70)’
정부인은 결혼 제도가 여성에게 억압적이었음을 차분하게 설명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시대는 제도에 의해 개인이 질식되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점차 제도의 억압에서 개인이 해방되는 과정으로 역사는 흘러갔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의 결혼 제도를 둘러싼 의식의 혁명적인 전환은 과거 자신의 시대의 또다른 왜곡적 형태는 아니냐고 질타한다. 자기 성취를 위해 애를 낳지않으려는 모습, 이혼, 간음의 미화등을 비판한다.
다 맞는 말이다. 현대는 그녀 말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보복이 행해질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언급하는 ‘진지하고 성실하게 새로운 길을 찾는 여성’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우선 간과한 부분은 현대의 애를 낳지않으려는 성향은 여성 못지않게 남성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책임이 두렵고 자유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독신을 고집하거나 결혼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애를 낳지않겠다는 것은 저급한 페미니즘의 문제라기 보다는 점차 개인주의가 심화되어가는 사회 전반의 문제는 아닐까?
그리고 이혼과 간음의 반대는 따로 떼어놓고 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할 수 있겠지만, 함께 놓고 본다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처음에 ‘이혼을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여성작가군들’을 맹렬히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