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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생과부위자료소송>은 그저 한바탕 웃어넘길 영화가 아니다. 여자의 입으로 `신성한 법정`에서 `자지` `좆`과 같은 비어를 함부로 내뱉는 시원한 언어의 배설행위 이면에 담긴 진중한 메시지를 알아야만 한다. 그것은 한국사회의 본질에 대한 풍자와 심판이다. 이 영화는 성장일변도로 숨가쁘게 달려온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을 심판하고, 장래에 나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심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별로 당차게 보이지 않는 30대 여인이 변호사 사무실에 나타나서 소송사건을 의뢰한다. 남편 회사를 상대로 이름하여 `생과부위자료소송`을 제기하려는 것이다. 회사가 남편을 너무나 혹사한 결과 나날이 공방(空房)의 생과부가 된 책임을 물어 2억원의 위자료를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는 것이다.
진지한 의뢰인에게 명성기 변호사는 법적으로 전혀 고려의 가치가 없는 허무맹랑한 발상이라고 핀잔을 준다. 실망한 모습으로 사무실을 나서는 그녀를 바로옆 사무실의 여자변호사 이기자가 불러들인다. 명성기와 이기자는 부부간이다. 부부가 합동으로 법률사무실을 경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기자는 명성기에 대한 비판을 퍼부으면서 자신이 사건을 맡겠노라며 한 판 승부를 건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온갖 에피소드가 동원된다. 피고 일산그룹의 변호사인 명성기와 원고의 변호사 이기자의 대결은, 남성윤리와 여성윤리의 정면 대결로 발전한다. 이는 곧 주류 한국사회의 기득권 세력 대 도전세력 사이의 윤리관의 대결의 성격을 띤다.
명성기 변호사는 허우대로 보아 명성기(名性器)를 보유한 것처럼 보이나 실체는 허약하기 짝이 없다. 잠자리에서도 이기자의 숨은 능력을 감당하지 못해 핑계만 있으면 회피하려 하고, 어쩌다 자신이 주도한 실전에서도 허덕인다. 그러면서도 옷을 되 입는 순간부터는 허세를 부린다. 名器의 허약한 실체는 남성중심 세계의 기만과 허위를 상징한다. `이기자`라는 이름도 도전적이다. 남성의 지배 세계에 대해 던지는 결연한 여성의 도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