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영화에서 앨러바머에 들린 외지인 청년들이 대륙 횡단길에 있었다는 사실과 그들이 전형적인 WASP이 아니라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행은 미국 대륙 전체를 휩쓸고 있던 진보와 개방의 물결을 상징하는 중요한 메타포어이다. 미국의 꿈은 여행을 통해 달성된다는 미국문학의 전형적인 주제 중의 하나이다. 이 영화에서 대륙횡단은 새로운 미국의 건설의 주역이 될 청년이 뉴욕과 칼리포니아, 두 개의 개방된 문명사회를 연결하는 여행의 노정에서 폐쇄된 사회의 저항에 부딪쳐 일시 주춤하나 종국적으로는 승리한다는 이야기 틀을 취한다. 폐쇄된 사회의 법제도를 주도하는 판, 검사는 물론 전형적인 WASP이다. 챔벌린 홀러 판사역으로는 괴물 프랑켄쉬타인 역으로 정형화된 이미지를 굳힌 배우를 기용한 것도 이러한 의도이다. `당신의 이의신청은 법률적 근거를 갖추었으며 논리정연하고도 사려 깊소. 그러나 기각하오.` 증거법에 관한 결정을 내리면서 내뱉은 판사의 말에서 견고한 편견의 장벽이 존재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피고인 두 청년학생은 각각 이태리와 유대계 미국인임을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다. 변호사와 그 약혼녀도 마찬가지로 `하급백인`이다. 이들 `외부인들`이 폐쇄된 WASP의 사회를 개안시켜 편견으로부터의 해방을 도와주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메시지에 덧붙여 영화 「나의 사촌 비니」가 담고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여성과 과학의 결합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청년의 무죄평결을 얻어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비니의 약혼녀, 모나 리사의 자동차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다. 범행현장에서 채취된 자동차 바퀴 자욱의 정체를 밝혀내는데 모나 리사는 노련한 FBI 수사관의 경험으로 축적된 자동차의 전문지식을 압도하고, 혐의가 굳어져 가는 피고인들의 자동차 64년 Buick Skylark과 마찬가지로 63년 Pontiac도 범행에 동원된 차량일 가능성도 제시함으로써 해결의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