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형식과 구운몽(九雲夢)

2. <구운몽>의 창조적 변용

1) 구운몽의 내용과 작품세계

<구운몽>은 조선조 때 서포 김만중이 귀양소에서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지은 고대 한글소설이다. <구운몽>의 구성은 주인공 성진(性眞)이 겪은 하루의 체험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성진에게 일어난 하루 동안의 사건을 낮의 체험, 밤의 체험, 새벽의 체험이란 세 계기적(繼起的) 사건을 축으로 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낮과 새벽의 체험은 외적 체험인 현실 사건으로 전개된다. 그러나 밤의 체험은 성진의 선방(禪房)에서 행하는 참선(參禪) 속의 내면적 의식 체험인 사유(思維)란 형식을 빌어서 전개되는 내적 체험이다. 따라서 이 작품 내용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밤의 체험은 참선자인 성진이 인식하게 되는 직관(直觀)의 서술화로 나타나는 내부를 향한 탐구다.
내용은, 육관 대사(六觀大師)의 불제자(佛弟子)인 성진이 인간 세사의 양소유(楊少遊)로 환생하여 유교적(儒敎的) 공명주의(功名主義)에 입각해서 과거에 장원급제하며, 조정(朝廷)에 들어가서는 승상이 되고, 전장(戰場)에 나가서는 대원수(大元帥)가 되는 등 국가·군왕에 충성하고, 현세의 부귀 영화를 누리다가 잠…(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