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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역할
영화의 구조 또는 스타일을 창출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영화가 공동작업의 산물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지난 1989년 우리 나라에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는데, 특히 화제의 초점은 바로 배용균 감독의 일인 제작 영화라는 점 때문이었지요. 배감독은 혼자서 각본과 연출은 물론이고 촬영 및 미술까지 모두 담당했습니다. 편집도 직접 했습니다. 조명까지 배감독이 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인제작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비록 크레딧 타이틀에 이름은 올라가 있지 않았지만 수많은 전문가와 기술자, 그리고 연출 및 촬영조수들이 이면에서 소리소문 없이 영화제작에 참여했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책에는 무슨 왕이 무슨 건물을 지은 것으로 나와있는데, 실제로 그가 혼자서 그 많은 돌들을 나르고 숱한 나무들을 베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영화마다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개인들의 기여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느 특정 영화에 누가 제일 책임이 있는가를 가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뮤지컬일 경우 감독보다는 안무가가 더 중요합니다. SF 영화일 경우 특수효과 전문가의 비중이 커지겠지요. 무협영화일 경우 감독 스스로가 무술인이 아닌 이상 무술지도자의 조언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여균동 감독의 <미인>에서는 `몸연출`을 담당한 현대무용가 안은미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떤 영화 한편을 거론할 때 감독이 누구인지부터 따집니다. 감독이 연출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영화제작이 비록 공동작업의 산물일지라도 한 특정한 개인이 전반적인 예술적 권위를 행사하는데, 그가 바로 감독입니다.
실제로 감독의 작업방식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