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인간과 하등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인간은 자기의 운명을 자연의 섭리에 맡겨 두기를 거부하고 의지와 이성의 힘을 발동하여 스스로를 개척하고 조종해 나가려고 노력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경우나 사회의 경우에나 다 같이 적용되는 이야기로, 그러한 노력의 가장 핵심적 부분이 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수행된다. 개인이고 가정이고 국가이고간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에 맞추어 현재 또는 미래의 주인공들을 기르고 가르치는 일에 정신적 물질적 에네르기의 상당한 부분을 투자하는 것이며, 그런 면에서 교육은 필연적으로 정치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무엇을 배우게 된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물론 교육이 반드시 의도와 계획에 따라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의, 아니 태아 때부터의 환경과 경험의 총체가 교육효과를 가지게 마련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선의와 정성을 들여 마련되고 수행된 교육프로그램도 반드시 예기했던 효과를 거두리라는 보장이 없다. 사회의 전반적 교육풍토나 피교육자 자신의 깊은 내면적 심리 구조와 같은, 의도적으로 교육을 하는 사람들의 의식에 미처 수용되지 못하거나, 아니면 인식된다 해도 통솔 불가능한 여러 가지들이 복합적으로 미묘하게 작용하는 가운세서 교육의 전반적 효과는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게 보면 사회풍토나 무의식의 세계라는 것까지도 결국은 의식적 행위로서의 교육의 성과와 무관한 것이 아니며 교육정책이나 교과과정은 처음부터 그러한 환경적 요인이나 피교육자들의 내면적인 인간적 욕구에 대한 충분한 배려 위에 세워져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교육에 관한 모든 논의는 그것이 목적지향적인 의식적 행위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