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낭만주의 후기는 세계사의 흐름에서 ‘제국주의’시기와 맞물린다. 시민사회 내에서 계급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돌발적인 봉기들이 속출한다. 국가간의 시장쟁탈전은 다양한 민족주의의 성장을 촐발시킨다. 밝기만 하던 미래는 점차 음울한 세기말적 정서로 착색되고, 현실에 대한 무기력한 의식은 급속히, 분열 이른바 논리에 탐닉하게 되고 만다. 여기서 현대예술의 다기한 분화가 준비된다.
예술은 그것이 가장 사회현실과 동떨어져 보일 때조차도 현실의 한 반영에 불과할 뿐이다. 그 어느때보다 사회적 변혁이 극심했던 19세기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예술의 사회에 대한 관심 표명은 문학과 미술에서 먼저 나타났다. 흔히 19세기를 ‘이데올로기와 과학의 시대’라고 부르는데, 미술과 문학이 먼저 이 과학의 시대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음악이 이처럼 새로운 사조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음이라는 매체의 특수성과 작품창작을 가능케 하는 작곡기법의 장인적 성격 때문일 것이다. 가사의 도움 없이 구체성이 결여되어 있는 음이라는 추상매체로 사회적 현실의 인과관계를 드러내는 일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이제까지 누적되어 온 작곡기법 외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 따로 존재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오늘날 까지도 하나의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여하튼 음악 분야에서 문학적 사실주의에 대응하는 최초의 반응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베리스모 오페라 운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