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책은 특이하게도 차례를 1번부터 시작하지 않고 0번부터 시작한다. 나는 그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취성록이라는 책을 허구를 더해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작가의 의도인 것 같았다. 0번 책에선 작가 이인몽이 취성록을 읽게 된 경위, 취성록을 읽고 난 후 의문점, 자기가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 등이 나와있다.
이야기는 정조가 죽었던 18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야기 시작부터 이인몽이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이인몽은 규장각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얼마 전 상아라는 아내를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사학쟁이라고 몰아세우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집에서 내쫓고 말았다. 어느 날 인몽은 경연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부터 서두른다. 그런데 어느 내시가 인몽에게 다가와 규장각의 검사관 장종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크게 놀란 인몽은 평소 웃어른으로 모시며 존경하던 정약용 선생과 함께 사건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장종오가 방안에서 독한 연기에 질식해 죽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장종오 옆에 있던 올빼미란 시가 적혀져 있는 시경천문록고를 보았다. 이인몽은 서둘러 왕에게 보고하고 사건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장종오의 방에 가 보았다. 그런데 내시 이경출이 출입금지 구역으로 황급히 도망치는 걸보고 그를 쫓아갔다. 그러나 오히려 이경출에게 당해 인몽은 기절을 했고 기절에서 깨어나서 알아보니 벌써 이경출은 처형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인몽은 혹시 이경출이 시경천문록고를 가지러 온 게 아닌가 해서 장종오의 방으로 가봤더니 역시나 그 책은 인몽의 예상대로 없어지고 말았다. 점심때가 되자 현승헌이 이인몽에게 점심을 가져다주면서 채제공의 아들 채원홍의 임종을 지키면서 들었던 선대왕마마의 금등지사가 무엇인가를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