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홀든의 완전한 사회로의 복귀는 푀베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작품에서 푀베는 도덕적 기준을 이루는 가치관을 가진 인물로 무엇보다도 타인의 욕구에 진실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타인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인물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왜 홀든은 그가 가고자 하는 서부로 동생을 데리고 가지 않고, 타락한 성인세계에서 푀베를 보호하려고 하는가? 누구나 위험한 현실세계보다는 그가 안전하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서부에서 그녀를 보호하기가 쉬울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또한 푀베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현실세계에 안주하려고 하는 그의 용기없고 결단력 없는 홀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홀든은 푀베에게 학교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며 자신도 서부행을 포기한다. 홀든은 화가 나 있는 푀베를 달래기 위해 동물원으로 가게 되는데, 여기서 동물원은 변화(變化)와 생멸(生滅)의 세계를 대표하는 것으로 박물관으로 대표하는 불멸(不滅)의 세계와 대조된다. 그곳에는 겨울에도 사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동물들이 살고 있고, 푀베가 겨울에는 없으리라 여겼던 회전 목마가 여름에 그랬던 대로 돌고 있고, 어린 시절 회전 목마를 타며 듣던 노래가 지금도 흘러 나온다. 동물원에는 움직이지 않고 정착되어 있는 것은 없다. 그러므로 동물원은 변화하는 현실세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홀든은 변해 가는 현실 즉, 여름과 겨울이 공존해 있고 어렸을 때 듣던 노래에서 자신이 성장한 것을 느끼게 만들어 과거와 현재와의 변화한 시간을 의식하게 하는 동물원에서 그는 세상의 모든 만물이 변하게 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하여 홀든은 그가 집착했던 변함없는 세계, 허위가 없는 세계에서 변화하는 세계, 즉 허위의 세계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