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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현대사회의 문화적 징후들
현대사회에서 미술관이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대한 논의는 교육기
회의 확대와 여가기회의 증대에 따라 새롭게 대두된 관중들 즉 실질적인 문화소비
자라고 할 수 있는 대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기술의 급속한 발
전과 그 영향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매스 미디어 등에 의해 이 시대의 대중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맡은 문화정보 속에 파묻혀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이다. 출판기술의 발달이 낳은 각종 출판물의 대량생산과 대량보급은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필사(筆寫)하던 시대만 하더라도 제한된 엘리트들의 독점물이었던 지식의
매개체로서의 문자와 도서가 정보와 의사를 전달하고 소통시키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 되도록 만들었으며, 더 나아가 지식의 전문화, 세분화, 고도화 현상은 대중
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킴은 물론 교양의 축적에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인쇄술의 발달이나 도서의 급속한 보급이 가져온 삶의 변화를 훨씬 능
가하는 새로운 변화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 과거 문자가 담당했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직접적인 시각매체들이 고도로 발달한 응용과학의 하이테크
놀로지에 의해 대중의 문화적 취향을 `읽는 것`으로부터 `보는 것`으로 바꾸어 놓
았음을 우리는 주변에서-우리 자신의 모습과 행동방식, 사고의 패턴에서-쉽게 발
견할 수 있는 것이다. 매일 일상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매스 미디어의 각종 정보와
광고의 홍수가 대중들의 삶자체를 인스턴트화된 정보들의 집적 속에 자신의 일상을
의탁하도륵 강요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대중들은 이제 고급스런 장정의 화집 속에서나 볼 수 있던 명작을 상업광고의 짜릿한
카피와 부드러운 선율이 조화를 이루는 영상 속에서 주마간산식으로 흘려보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