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렇게 도스토예프스키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지향하고 동시에 작가 자신이 지향하고 있는 것은 사고의 과정 그 자체일런지도 모른다. 항상 무엇인가를 지향하는 듯한 과정들은 궁극적인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도스토예프스키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신의 세계`에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신의 세계`는 오감으로 파악하는 구체적인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고뇌는 한층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끊임없는 사고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것이다. 2×2=4라는 자연율처럼 모든 것이 명확하다면 더 이상 삶의 고뇌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인간은 존재의 이유를 상실해 버릴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고뇌는 선택받은 것이라 칭해도 무방하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그의 소설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선과 악, 자유와 고통으로 인해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이며, 그는 다만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어렴풋이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 방향에 대한 가치평가는 물론 불가능하다. 우리는 그것을 명확히 알 수도 없으며 그것은 이미 인간의 인식을 뛰어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단지 안주가 불가능한 도달해야 될 목표를 향해 독자를 재촉하고 그 자신, 창공의 별이 더 이상 빛나지 않는 시대에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하나의 빛나는 별로 인간세계를 비추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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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것은 무엇이고 악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던진다면 아마도 그는 `하나님의 뜻에 거역하지 않는 것이 선이고, 그 반대가 악`이며, 나아가 `영구적인 사랑을 행할 수 있는 자가 선인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악 인이다.`라고 명확히 대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