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좌우합작 운동에 있어서의 ‘좌’와 ‘우’의 개념은 극좌와 극우를 제거한‘온건좌’와 ‘온건우’만을 지적하는 극히 제한된 것이었고, 미군정측이나 여운형,김규식이 지향한 첫 단계의 목적은 온건세력을 총망라 하여 단합하는 것이었는데, 한국인사들은 이 단합된 세력을 구성함으로써 ‘통일 민주 정부 수립을위한 기초를 닦는다’는 막연한 목표를 성곡을 이룩함으로써 소련에 압력을 가하여 미·소 공동 위원회에서 미국의 입장을 관찰하자는 것이었다. 이 계획의 첫걸음이 온건좌우의 정치세력을 규합하는 일이었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 여운형과 김규식은 오래전부터 막역한 동지들이었다. 김규식은 우익으로 여운형은 좌익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양자의 사상 체계나 앞으로 구축하여야 할 정치,경제 체계에 대해서는 별 차이를 찾아볼 수도 없을정도로 흡사했다. 좌우합작 위원회의 ‘합작 7원칙’에서 중요한 몇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탁통치 문제에 대하여 실질적으로는 반탁을 하고 토지문제에 대하여는 첫째, 국유 국영, 둘째, 경자유전, 셋째, 유조건 몰수, 체감매상을 당하는 자의 생계 고려, 넷째, 대지주의 재생 방지 등으로써 원칙을 삼았다. 친일파 문제에 대하여는 입법기관에의 참여를 불허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건국 사업에 공헌이 있는 자에 한해 채용하는 것이 무방하다고 인정한다. 결국 좌우합작 위원회는 약세화된 여운형 계열과 한민당을 탈퇴한 원세훈 계열, 국민당의 안재홍 계열, 그리고 군소 정당과 사회단체 밖에 규합하지 못한채 좌익과 우익의 파도 같은 협공의 대상이되지 않을 수 없었다. 좌우합작 운동의 목적을 통일 민주정부 수립을 위한 기초로서의 온건 세력의 총망라라고 한다면 그 결과는 그리 만족할 만한 것이 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