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소설의 주인공 창우는 가족 성원과 자신이 서로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맺은 사회적 관계 또한 깊이가 없는 즐거움과 쾌락을 찾는 빈 껍질뿐인 공생관계일 뿐이다. 서로를 탐하다 싫증나면 헤어지고 또 다른 이를 만나고 그러다 금방 잊어버리고···. 진지함과 인간적 신뢰가 사라진 더 없이 가벼운 존재들 간의 가벼운 만남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창우의 개인적 소외감과 고독,외로움은 더욱 깊어갈 뿐이다. 그와 비례하여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개인과 타인과의 관계는 더욱 그 의미를 잃어가고 나 이외에 다른 이는 나를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 뒤를 감싸고 있는 허무와 상실,고독의 감정은 또 창우에게 주체할 수 없는 폭발적 행동을 유발시킨다. 짐승처럼 고함지르기,오토바이 타고 달리기, 지갑에서 돈 빼내기,폭음과 폭언,패싸움 등으로 말이다. 창우의 내면에 담긴 쓸쓸함과 삶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는 이런 식으로 비뚤어지게 표출된다. 창우는 누군가를 사랑해 보겠다는 시도도 해보지만 그것도 허위와 위선에 가득 차 있는 역겨운 짓이라고 느낄 뿐 그의 삶에 구원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온통 절망과 불안,방황,혼란으로 점철되어 있는 창우의 삶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옆에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