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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첫 출발은 엉뚱하게도 `국기에 대한 경례`와 함께 , `시간관계상 애국가 1절만...`이라는 , `중독된 사랑` `한동현`의 `일방적 지시`로부터 극은 시작된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로 시작되는 연극. 연극의 중요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소외되지 않은 참여의 즐거움을 준다.
바이러스 10√2에서는 관객과 연극을 이어주는 사람이 둘 있다. 이들 중 세익스피어에 미친남자는 광기어린 눈동자가 인상적이었고 사랑 안내인은 친숙한 웃음과 인상이 좋았다. 이들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호감과는 별도로 극 전체로 봤을 때는 왠지 극을 뚝뚝 끊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연출가가 그러한 효과를 생각하고 설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지나치게 끊는다는 느낌이었다.
또 바람둥이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애를 낳겠다는 여인이, 가수와 살면서 그동안의 심적 변화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이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변해 좀 어리둥절했다. 치명적 사랑은 엄마를 향해 외치던 독백에서 암울한 그의 어린 시절을 나름대로 상상해 보지만 스토커의 상황이 좀더 구체화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거울처럼 비치는 구조물은 무대의 깊이를 착각하게 만들고 장면마다 거울에 비친 관객들(여배우가 노래 부를 때 라이브 콘서트를 구경하는 관객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과 투영되는 배우의 모습은 신비감을 느끼게도 한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감을 없애고 배우와 관객의 접근법의 시도, 적절한 애드립을 구사해 본 연출력도 돋보인다.
그리고 <혜화동 1번지>라는 코딱지 만한 소극장에서 <와이어리스>까지 끼고 불러 나의 귓청을 사정없이 때려 댄 그 노래는 암울함과 처절함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연출적 발상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