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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갈등 조정자로서의 언론의 역할
언론은 대의민주주의 정치과정에서 결코 외부관찰자 또는 제3자적 존재가 아니라 대의민주주의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의 비공식적 수탁기구이다. 따라서 민주주의가 올바로 기능하지 않을 경우 언론 역시 공식적인 국민의 수탁기구인 행정, 입법, 사법조직과 함께 똑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의약분쟁 사태가 장기화된 데에는 언론 또한 결코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하겠다.
조정(mediation)이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과정에 개입하지만,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고 해결책을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지는 않고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그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바로 이와 같이 조정자는 결정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중재(arbitration)와 구별된다. 중재는 제3자(주로 해당분야 전문가)가 해결책을 결정해 당사자들에게 제시 또는 강제하는 것이다.
분쟁의 조정자 역할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적어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을 가져야만 조정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① 무엇보다도 조정자는 분쟁의 당사자인 양 집단의 사정과 입장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② 그러기 위해서는 분쟁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전문가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③ 또한 어느 한 편에 치우침이 없이 객관적이고 공평하여야 한다. ④ 소위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격조건을 놓고 본다면 언론이야말로 정부를 대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분쟁 조정자라고 생각한다. 다만 네 번째 조건인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