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설명
‘킹덤’은 ‘유로파’, ‘브레이킹 더 웨이브’로 잘 알려진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로 「97년 부천 국제 환타스틱 영화제」에 출품되어 대단한 주목을 받은 덴마크 영화이다. 이 영화는 원래 13부 작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가 재편집하여 영화로 구성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1편과 2편 모두 각각 4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다. 97년 12월에 1편이 개봉되었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로 1편과 2편 모두를 심야상영으로 보았을 만큼 그 이후로 심야상영의 붐을 다시 한번 일으킨 어찌 보면 우리 영화계에서 하나의 큰 획을 그은 영화라고도 말할 수 있다.
본문/내용
영화는 옛날 표백을 하던 습지 위에 현대에 와서 세워진 킹덤이라는 병원-그 설정 자체만으로도 음산함이 물씬 풍긴다-을 떠돌아다니는 여자아이의 유령과 그 소녀의 유령을 쫓는 노부인의 이야기로 시작되게 된다. 그 이후로는 원래 급할 이유가 없는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상당히 다양하고 괴이한 사건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내용에서 가장 커다란 줄기를 이루는 것은 악마 아게 크루거와 킹덤 병원과의 관계라고 생각된다. 소녀 유령의 출현은 물론 비중이 꽤나 크지만 그 밖의 병원 안에서의 비리 등과 같은 다른 소품 같은 이야기들도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이 얽혀서 이렇게 커다란 줄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일단 이 영화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몇 가지 영화적 기법을 꼽을 수가 있다. 영화로의 재편집과정에서 16mm필름을 32mm의 영화필름으로 인화하다 보니 생긴 빛이 바랜 듯한 거칠은 붉은 빛의 화면을 첫째로 들 수가 있는데, 그것이 의도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그러한 효과가 관객들이 매우 음산하고 독특한 컬트적인 느낌을 받게 만들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조금 어지러웠기는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찍는 핸드헬드 기법과 조금 산만하지만 흐름은 잃지 않는 감독의 연출이 나로 하여금 감탄을 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다른 영화와는 틀린 호러영화라는 점이다. 호러라는 장르로 구분하기도 어색할 정도로 심지어 코메디 영화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만큼 유머러스함이 가득 베어 있기 때문이다. 접하기 쉽지만은 않은 덴마크 영화라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지만 단지 사람의 말초신경만을 자극하여 공포감을 주는 여느 호러영화와는 다르게 단지 긴장감만으로 관객을 늦추었다 풀었다하는 묘한 마력을 가진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