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로프의 무의식 작도법(cartography of the unconscious)에는 3개의 주요 영역이 있다. 첫째 정신 역동적 경험의 영역에는 그 개인의 일생 가운데 여러 시기와 정서적으로 연관된 기억들을 복합적으로 재생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다. 둘째 ‘분만시’ 경험의 영역이며, 출산 과정의 생물학적 현상들과 연관되어 있다. 셋째는 개인의 경계를 넘어서고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경험의 전영역을 말하며 그로프는 거기에다 초개인적이라는 용어를 새로 붙였다.
진정으로 근본적인 변화는 분만기 단계에서 시작한다. 그 영역의 가장 놀라운 변모 중 하나는 출생과 죽음 사이의 밀접한 관계. 고통과 투쟁과의 만남, 출생 과정에 그 이전의 모든 준거점(레퍼런스 포인트)들의 절멸이 죽음의 경험과 너무나 흡사하여 전체 과정을 죽음-재생의 경험으로 볼 수 있다. 분만기 수준은 출생과 동시에 죽음의 수준. 그것은 한 인간의 정신과 정서 생활, 그리고 그의 세계관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실존적 경험의 영역.
일단 사람들이 경험적 수준에서의 죽음과 만물의 무상과 맞닥뜨리게 되면, 흔히 현재의 모든 생명 전략들을 잘못되었다고 보며, 그들의 지각 전체를 근본적으로 일종의 환상으로 간주하기 시작. 흔히 죽음과의 경험적 만남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활의 의미와 그들이 의지하고 살아가는 가치관을 재정립하도록 몰아가는 참으로 실존적인 위기. 세속적인 야심, 경쟁의 충동, 신분, 권력이나 물질적 소유에의 갈망은 임박한 죽음을 배경으로 하여 볼 때는 모두 시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