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그람시는 정치・이데올로기・문화를 물질적 토대의 반영인 상부구조라는 환원적 도식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였다. 이러한 견해에서는 정치・이데올로기・문화의 역동적인 측면을 파악할 수 없고, 경제와 정치・이데올로기・문화와의 복합적인 관계를 해명할 수 없는 것이다. 정치가 궁극적인 의미에서 자율적일 수는 없는 것이지만,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경제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도그마적이다. 그람시는 “정치와 이데올로기의 모든 변동은 구조[즉, 토대]의 즉각적인 표현으로서 제기되고 설명될 수 있다는 사적유물론의 핵심적인 주장은 이론적으로는 초보적인 소아주의로서 반박되어야 하며 실천적으로는 맑스의 진정한 입장과 구분되어야 한다.” (A. Gramsci, Problems of Marxism, Prison Notebooks, p.407; 칼 보그, 『다시 그람시에게로』, 한울, 1991, p.48d에서 재인용.)고 언급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람시는 상부구조의 복합성과 역동성에 주목하게 되고, ‘시민사회’를 상부구조의 일 계기로 생각하게 된다. 그람시가 생각하는 ‘시민사회’는 맑스의 개념과는 구분되는 것이다. 맑스는 ‘시민사회’를 “특정한 생산력 발전 단계 안에서 개인들의 물질적 교류 전체를 포괄”하는 물질적 생산 활동의 장으로서 ‘토대’의 영역에서 생각하였으나, 그람시는 ‘시민사회’를 ‘정치사회’와 함께 ‘상부구조’에 포섭되는 것으로 치환하여 파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