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천성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는, 학습에 있어서 환경보다 유전을 중시하는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는 다르다. 천성주의자들은 유아가 유전에 의해 언어능력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모든 아동이 동일하게 가지고 태어나는 보편적 언어능력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아동이 일정한 시기에 전 세계에서 발음되는 모든 음성을 연습하는 옹알이를 한다는 사실은 여기에 대한 강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갓 태어난 유아가 성인과 동일한 음성의 범주적 지각을 지닌다는 것은 유아가 이미 변이음(variantes)과 다른 음운을 구분할 수 있는 기초를 갖고 태어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언어의 습득이 천성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언어에 대한 노출 없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며, 성인언어와의 상호작용이 있어야만 언어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인간언어에 대한 모종의 지식 없이 태어난 유아가 모방과 강화에 의해서만 복잡한 체계를 학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천성주의는 바로 이 보편적 지식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어린이는 5살이 되기도 전에 우리가 언어의 문법이라고 부르는 복잡한 체계를 소화해 낸다. 어린이는 ‘2+2’를 배우기도 전에 문장들을 결합시킬 줄 알며, 질문을 할 줄 알고, 적절한 명사를 선택할 줄 알고, 부정문을 만들며 종속절을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는 언어를 배운 적이 없다. 그저 부모님과 주변의 또래들과 이야기 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진정으로, 촘스키가 말했듯이, 우리는 ‘걷도록 만들어져 있다. 우리가 걷는 것을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언어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아무도 우리에게 언어를 가르쳐 주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어린이에게 언어를 배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믿기 어려운가? 자, 다음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