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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는 상이한 국제법 주체인 한국과 북한이라는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하고, 두 개의 상이한 국적이 존재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남북한은 다른 국제법 주체들과는 달리 단순히 국제법만이 적용되지는 않는 특수한 관계라 할 수 있다. 1991. 12. 13. 의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는 남북한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 하고 있다.
이러한 남북한관계는 한국과 북한의 정치적 대결이 계속된다면 현재의 국내법과 국제법과의 중간상태에서 순수한 국제법적 상태로 전환되고 한민족이라는 남북한의 공통적인 기초가 와해될 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법적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결과가 회피되어야 할는지 여부의 정치적 결단의 문제이다.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는 남북한이 정치적 대립관계에도 불구하고 분단이 고정화되지 않도록 현존하는 적대관계를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용의가 필요하고, 남북한은 상호간에 통일된 민족국가의 부분국가로서 존중해야 할 것이다. 적대국간의 평화는 결국 조약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따라서 적대국의 승인을 전제로 한다. 영토조항에 의거하여 한국의 영토는 당연히 북한지역을 포함한다는 해석은 이와 일치하지 않는다. 한국헌법 제정 당시와는 변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영토조항은 오히려 북한을 외국으로 보지 않는 남북한간의 특수관계를 인정하고 북한주민을 외국인으로서가 아니라 내국인으로서 대우하는 근거규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