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설명
2. <만세전>은 주인공 이인화가 동경에서 시모노세끼와 부산, 김천, 대전을 거쳐 서울
에 도달하는 여행를 통해 서사구조를 축조하고 있다....
본문/내용
2. <만세전>은 주인공 이인화가 동경에서 시모노세끼와 부산, 김천, 대전을 거쳐 서울
에 도달하는 여행를 통해 서사구조를 축조하고 있다. 여행은 대체로 세 부분으로 구분
될 수 있다. 동경에서 부산에 이르는 과정과 부산에서 서울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다
시 서울에서 동경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그것이다. 이 여행의 과정에서 특히 부각되는
것은 동경에서 서울에 이르는 나흘 남짓의 여로이다. 특히 아내가 위독하다는 급전을
받고 이인화는 연종시험을 중도에 그만두고 급거 귀국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여행
의 경험은 주인공의 의식을 변화시킴으로 소설적인 의미를 획득한다.
동경에서 유학하고 있는 이인화의 형상은 단순하다. 비록 이지적이고 타산적인 면모가
없지 않으나 감상적이고 유탕적 기분이 농후한 예술 지망생으로서의 이인화는 식민지
치하에 놓여 있는 민족의 운명에 대해서 그다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한 모습
이 압축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카페 여급 시즈꼬와 P자와의 관계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
인화의 행동 속에서 우리는 식민지 치하의 민족적 운명을 암유적인 방식으로나마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타자화된 존재로서의 식민지 유학생의 정신적, 심리적 상태이다. 식민지
유학생으로서의 이인화는 민족적 차별에 대해 무감각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그러한
민족적 차별로부터 애써 도피하고자 할 따름이다. 까페라는 공간은 그러한 도피를 가능하
게 한다. 그는 민족적 차별, 혹은 식민지의 타자화라는 일반적인 경향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오히려 까페라는 공간으로 숨어들어갔던 것이다.21)까페라는 공간 속에서 이인화는
돈을 매개로 식민지 본국 출신 까페 여급 위에 군림함으로써 타자화된 자신의 위치를 망
각하고자 시도한다.
참고문헌
채훈, <만세전>론, 신동욱 편, 염상섭 연구, 서울:새문사, 1982. 및, 이
재선, 일제의 검열과 <만세전>의 개작, 권영민 편, 염상섭 문학 연구, 서울:민음사, 1987.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