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기본권 보호영역의 좁은 설정이 가지는 단점은 무엇보다 법익형량이 기본권 제한의 헌법적 정당성 심사단계에서가 아니라 보호영역의 확정단계에서 이미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서 기본권의 보호영역은 상대적인 것이 되기 때문에 어떤 행위가 보호영역에 속하는지는 추상적으로 정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따라서 특정한 행위가 기본권에 의해서 보호되는 것이 비뚤어진 인상을 주게 된다. 왜냐하면 보도화가인 A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가 기본적으로 예술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A의 계획된 그림 그리기는 계획된 시간과 계획된 장소에서는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자동차가 다니지 않은 일요일이었다면 A의 그림 그리기는 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A가 인사동 사거리를 1시간이 아닌 1분 동안만을 사용하려 했다면, A의 그림 그리기가 허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A가 헌법 제22조 제1항에 의거한 예술의 자유에 따른 보호를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이 경우 만약 그림 그리기가 금지된다면, 이러한 금지 조치는 보호영역에 대한 제한을 의미하며 헌법상 정당화되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기본권 보호영역을 기본적으로 넓게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어떠한 행위가 공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행위는 기본권의 보호영역속에 포함된다. 이러한 폭넓은 보호영역 설정은 제기되는 법익충돌을 희미하게 하지 않고 가시화한다. 보호영역은 추상적이고 명백하게 설정된다(‘그림그리기는 예술이다’). 따라서 위 사례에서 A도 헌법 제22조 제1항에 의거한 예술의 자유를 주장할 수 있다. 이때 A의 기본권 보호는 상대적이다. 왜냐하면 A의 예술활동의 자유는 공익의 보호를 위하여 형식적인 법률을 통해서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