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어떠한 조치가 자의 금지에 반하는 것인가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보아 실질적 내용이 구체적 정의에 반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건전한 일반시민의 상식으로 보아 경우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객관적 상황을 본질적 기준이 아닌 잘못된 기준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취급하고 해석할 때에 그것은 자의에 해당된다. …… 경제관계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를 심판함에 있어서는 그 시대적 요청과 새로운 경제 질서를 감안하여 헌법 규범을 해석 적용하여야 할 것인데, …… 헌법재판소의 규범 통제 권한은 입법부가 제정한 법률이 명백하게 헌법 규범에 위배되느냐 또는 립법권을 자의적으로 남용하였느냐의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다. 위헌 심판이 재청된 법률이 최고 가치규범인 헌법의 이념과 정신에 반하고 입법권의 한계를 명백하게 자의적으로 이탈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재판소는 그 법률의 무효를 선언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본 판결의 다수 의견은 입법권의 한계를 헌법 제37조의 문리적 해석으로만 판단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같은 결정(재판관 한병채의 반대의견).
위 결정의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의 내용을 종합하면, 헌법재판소가 평등 조항을 근거로 판단함에 있어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판단 기준과 자의 금지의 원칙에 의한 판단 기준을 구분하여 영역을 달리하여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이로부터 우리 헌법재판소가 이중기준의 원칙을 평등심사의 기본 체계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추론은 아직도 추론에 머무르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겠다. 아직까지 평등 심사에서 이중기준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헌법재판소는 위 결정 이후, 평등 심사에서 다양한 판단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헌법상 평등 조항이 가질 수 있는 규범적 의미를 다변화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