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4. 사법심사의 절차
가. 독립절차의 부존재
독립한 사법심사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를 설치하고 있는 집중형 국가에서는 구체적 사건을 떠나서 추상적으로 제기된 헌법문제에 대하여 독립한 절차에 따라 그 문제만을 심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헌법문제를 주요문제로, 특히 그것을 위한 신청에 의해서 개시되는 독립헌법사건으로 내놓을 수가 없다. 헌법문제는 구체적인 민사, 형사사건 또는 기타 쟁송의 내용 일부를 이루면서 그 재판에 관련이 있는 범위 내에서만 일어나고, 헌법문제를 제기하는 어떤 사건을 재판할 권한이 있는 법원이 바로 헌법문제 자체도 그 재판절차에서 판단한다. 어떤 특별한 헌법이나 법률에 정한 별도의 절차에 의하여 재판하는 것이 아니고 헌법문제에 대한 심리는 당해사건의 부수적 절차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헌법학자 카우퍼(Paul G. Kauper)가 연방대법원을 포함한 미국의 법원은 「구체적 쟁송과의 관계내에서만」또한 「사건의 해결에 필요한 한도내에서만」 법률의 합헌성에 관한 문제를 심리판단으로 지적한 것이나 미국에 있어서 헌법문제는 어떤 형식의 재판절차에서나 제기할 수 있다고 기술한 것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결국 미국의 헌법재판절차는 일반법원의 민·형사, 행정사건 재판절차에 부수되는 절차로 그 재판절차의 일부절차에 다름 아니다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좀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하여서는 미국의 재판절차 일반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겠으나 이는 헌법적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도 아니고 본고의 논점을 벗어난 일이므로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한가지 관련하여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헌법문제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때로는 연방이나 당국이 사건의 정당한 당사자로서가 아니라 리해관계 있는 제3자로서 절차에 관여하여 소위 참고의견서(amicus curiae brief)라는 것을 법원에 제출하여 합헌성 문제에 관한 자신들의 견해를 제시하기도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