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사이버문학은 정보화됨으로써 비로소 우리 시대의 문화적 실천으로 의미를 지니게 된다. 그렇다면 문학이 정보화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문학이 정보가 될 수 있는 소지는 처음부터 가지고 있다. 언어로 되어 있다는 것, 어떤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 수신자를 설정하고 작업을 한다는 것 등이 문학이 정보화할 수 있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문학은 문학 나름대로 반쯤이라도 자율성을 지닌 예술이라는 착각을 해 왔다. 매체의 변화를 따라 정보 차원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보 자체는 아니라는 점도 또한 사실이다. 문학에 대한 정보는 정보로서 가치를 지니지만, 문학 그 자체는 정보라고 하기 어렵다. 문학으로서의 독자성을 지닌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이 통신기술의 힘을 입어 정보로 전환되는 것은 문학이 책의 형태로 도서관에 보관된다는 점과 확연히 대조되는 사항이다. 책에서 찾아내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일종의 체험이다. 마이클 하임은 “책을 통해 검색하는 것은 언제나 바쁜 일이라기보다는 낭만적인 일로 여겨졌고 정보보다는 사색에 관계되는 일로 여겨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전적인 의미의 책읽기가 낭만적 사색의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를 얻기보다는 사색과 명상을 매개하는 매체로서였다. 그러나 형편이 달라졌다. 책읽기가 아니라 문학이 정보로 소통되는 형편이 되었다. 따라서 신속성과 새로움이 생명이 되었다. “정보는 본성상 시간적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 기술적 체계의 지원 아, 정보는 수정과 갱신에 의존한다. 책들이 그저 정보의 공급원에 지나지 않는다면, 명상적인 여가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즐거움의 분위기를 잃게 된다. 그렇다면 낡은 책들은 더 이상 현대적인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므로 쓸모가 없는 것이 된다.” 그리하여 어떤 책도 2년 이상이 되면 그 존재 가치가 의심스럽고, 4-5년 이상 된 책들은 정보적인 면에서 위협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