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 시는 4연 15행의 비교적 짧은 시이다. 제재는 꽃으로, 비교적 쉽게 읽히는 시이다. 아무런 존재로서의 의미를 모르다가 내가 이름을 불러주면서, 그는 꽃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그처럼 나도 누가 불러줌으로써, 하나의 이름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의 시이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서로에게 `하나의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갖고자 한다. 여기서 꽃은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시인의 관념을 대변하는 추상적인 존재이다.
우리 인간에게도 이런 존재 확인의 원리는 똑같이 작용한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경우와도 같다. 세상에 살고 있는 가치를 느끼지 못하던 사람도, 자기를 그리워하고 기다려주는 연인을 만나는 순간에 새로운 삶의 가치를 깨우치게 된다. 그렇기에 살 만한 가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시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애송되는 시이기도 하다. 이들은 너와 나를 연인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대치하여,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우리 현대시 중에서 널리 애송되고 있는 `연시(戀詩)`의 하나로 지칭되기도 한다. 특히 사랑을 해본 사람에게 이 시가 주는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또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이 시를 보낸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는 이런 평범한 연시의 범주에 안주하고 있는 작품은 아니다. 이보다는 더 넓은 의미를 가진 인간 존재의 본질을 시적 언어로 잘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던 의미없는 것에서, 상호 인식을 통하여 의미있는 것 또는 존재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진리를 형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