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김기림은 `시가 우선 언어의 예술`이라는 점을 모더니즘은 강하게 의식하
고 있다. 라고 했다. 이것은 말의 가치 발견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말의
가치 발견이라는 것은 시적 언어의 자율성에 대한 자각을 뜻한다. 김기림
은 언어의 자율성과 근대 정신을 기준으로 대략 네 가지 부류의 문학 세계
를 상정한다. 1) 외부 세계와의 역동적 교섭이 없는 순전히 고립적인 자율
성의 문학 2) 그 반대로 예술의 자율적 기능을 외면하는 사회주의의 이념
적 문학, 3) 자율성도 시대 정신도 결여된 감상주의적 문학 4) 둘을 이상적
으로 조화시킨 전정한 자율의 문학 이 그것이다.
3) 감상주의적 예술 : 김기림의 모더니즘적 문학관에서 볼 때 이와같은 감
상주의적 형태는 근대 이념에 역행한다 하여 올바르지 못한 문학으로 즉
반사회적이고 반경험적인 문학으로 매도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에게
서 발견되는 중요한 결함은 언어의 자율성에 대한 미자각이다. 시를 쓰는
주관의 감상이 과잉 노출됨으로써 말이 단순한 감정 공급의 차원에서 그쳐
버린다는 것이다. 특히 고도의 의식성과 제작성을 앞세워 자율적인 세계를
구축하려는 모더니즘의 문학적 입장에서 볼 때 그 같은 언어 기술의 소홀
은 근대적 예술 정신에 채 못 미치는 미숙아적인 문학 태도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2) 언어의 자율성이 없는 타자성의 문학 : 카프류의 `편내용주의 문학`. 이
부류의 문학의 문제점은 예술 형식의 부재, 곧 언어의 자율성에 대한 미자
각이다. 그에 대한 불만은 `그 내용의 관념성과 말의 가치에 대한 소홀`이
라고 말하며, 예술을 예술 이외의 그 무엇에 종속시키는 이른바, 속류 `내
용 미학`에 떨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