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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환경도 대결에서 평화로, 갈등과 반목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국제질서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한반도 주변국들 간에는 새로운 협력과 경쟁의 관계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중국·러시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북한도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점차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주변상황이 상호협력 관계로 변화되고 남북한 교차 승인이 이루어지게 되면, 분단 이후 통일의 장애요인이었던 외적 환경은 일단 통일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주변국들은 한반도의 분단 상황이 그대로 지속되는 것이 자신들의 국익에 유리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즉 주변국가들로서 통일한국의 등장이 이 지역의 세력 균형을 변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입장에서 한반도 분단 상황이 고착되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통일한국이 주변국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고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공동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다면, 이들도 통일을 반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반도는 지정학적(地政學的)으로나 지경학적(地經學的)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서도 한반도의 안정적인 평화구조를 바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의 통일문제를 둘러싼 주변여건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1980년대 말부터 본격화된 사회주의권의 개혁·개방노선은 결국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권의 붕괴라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종결 이후 지속되어 온 동서 이념대결을 기조로 하는 냉전질서를 와해시켰다. 오늘날 모든 국가들은 탈냉전의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과정에서 기왕의 이념적·군사적 대립보다는 화해·협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증진과 자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경제발전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