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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에는 ‘민족’ 개념과 가장 관계가 밀접한 법이 ‘제외동포법’이다. 그러나 국민의 약 80%가 모든 해외동포를 ‘같은 한민족’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1999년 12월부터 시행된 ‘재외동포법’이 혈통주의가 아닌 국적주의를 ‘동포’ 개념 설정의 기준으로 채택했다. 즉, 1948년 정부 수립 이전의 외국으로 이주한 동포들을 ‘재외동포’의 개념에서 제외했다. 현재 재외한국인(약 500만 명) 중에서 사실상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대략 200만 명)·구소련(대략 50만 명)·무국적 재일(15만 명) 동포들이 법적으로 ‘동포’의 지위를 얻지 못한 셈이다. 그 대신, 새법의 각종 혜택(자유왕래, 취업 가능성, 부동산 매입 등)이 미국 동포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선진국’ 거주 한국인에게 집중되었다. “못사는 동포를 차별 대우하지 말라”는 시민단체의 거센 반대도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제동을 걸 세력은 없었다.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국의 정당들이 대다수 국민이 선호하는 보편적인 ‘혈통주의’를 사실상 부정하는 법을 왜 이처럼 쉽게 정부의 뜻대로 처리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혈통’과 무관하게 일체 사회구성원(거주자)을 잠재적인 시민으로 간주하는 ‘속지주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전근대적인 ‘대가족’ 논리와 더 쉽게 부합되는 독일과 일본 법사상 계통의 ‘속인주의’, ‘혈통주의’를 비교적 더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혈통주의의 선호도 식민지 경험과 오랜 독재정권의 통재로 인한 시민사회의 미발달과 관련된 문제일 뿐이지 중국과 옛 소련의 교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민족주의적인 열광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적인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못사는 교포들이 몰려와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사실상 근거가 희박) 공포심이 강하다.
이와 같은 ‘민심’을 올바로 읽은 정치인들과 국회의원들이 혈통주의를 자본주의적 ‘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