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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에 임하는 한량들이 장식물 삼아 도구 삼아 몸에 지니고 다니기에 아마 태극선보다 합죽선이 한층 제격일 것이다. 합죽선에 쓰이는 대나무는 주로 전북 지방과 전남 담양 및 구례, 경남 진주 등지에서 구입하는데, 우선 대발부터 잘 선정해야 좋은 합죽선이 나온다.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대밭이나 물이 들지 않는 대밭의 대나무가 빛깔이 좋고, 백중(음력 칠월 보름) 전후 또는 구월 그믐 무렵부터 이듬해 이월 사이에 베어낸 대나무가 벌레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품질이 좋다. 그렇게 해서 고른 좋은 대를 양잿물로 삶아 표백하고, 햇볕에 말려 껍질을 얇게 뜨고, 반월도로 목살과 끝살을 깍는 초죽작업을 벌인다. 속을 깍아 낸 끝살들을 민어 부레풀로 맞붙여 합죽을 한다.일곱 쪽의 살을 한데 붙여 부골을 만든 다음에 거기에 양잿물로 표백한 우족으로 만든 등뼈, 얇게 자른 버드나무에 검은 물을 들여 만든 간자, 주로 다섯 마디 이상의 병죽 가운데서 골라 만든 단절 등을 차례로 붙이고 나서 마지막으로 가피를 양쪽에 붙이는 복잡한 과정들 통해 합죽선의 양쪽 가장자리를 이루는 갓대를 완성한다. 그런 다음 낙죽방과 광방, 도깨방, 사복방 등을 차례로 거치는 사이에 차츰 때깔이 나고, 멋이 생기고, 목이 묶이면서 결국 합죽선의 모양을 갖추기에 이른다. 이처럼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합죽선의 제작과정은 너무나 어렵고 복잡하다. 사람들의 솜씨에 의해 세상에 태어난 합죽선이야말로 그냥 바람을 일으키는데 쓰이는 생활용품이 아니라 이 나라 장인정신이 이루어낸 예술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