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정의에 관한 일체의 론의는 인간학적 기초를 벗어나지 못한다. 평등을 정의의 본질이라고 보는 일체의 법칙적 관점도 이에 례외일 수 없다. 사회적 륜리적 령역의 전반에 걸쳐서 적용될 수 있는 시비의 판단의 기본 원리를 평등개념에 의존
하여 해결하려는 정의에 관한 론의에서 주류가 되어왔다. 정의의 론의에서 확고부동한 한 리념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역할이나 가치를 나눔에 있어서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 어떠한 자의적 차별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으며, 구체화된 이성법칙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취급에 있어서 평등을 정의의 본질로 보는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평등개념 자체보다도 법칙개념이다. 이것은 평등이 개체의 독자성을 형성하는 특질이 아니라 특질에 의거하는 개념을 의미한다. 즉 엄격한 의미에서 정의는 파트너의 상이성을 전제하는 것. 즉, 다른 사람을 다르도록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의란 인간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지는,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라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이제 평등법칙에 전제되는 비교점과 관련하여 생긴다. 인간에 적용되는 평등관계라 함은 리상적인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정의의 법칙을 리상적인 인간관계의 법칙으로 보는 한 비률적 계산과 그에 따른 합리성을 추구하는 데는 인간적 합리성이 근원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인간성을 고려하지 않는 합리성은 객관적인 법칙일 수 있을 지 모르나 정의의 법칙일 수는 없다. 정의론은 평등원리와 인간의 존엄성 사이의 내적 상관성을 밝히는 것으로 락착된다. 인권을 정의의 유일한 기초로 보는 목적론적 론의는 서구정신사에서 자연법의 리념으로, 평등을 덕목으로 하는 정치적 정의는 서구 정신사에서 인권의 실정화 제도화로서 정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