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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찬제가 일찍이 지적했듯이, 컴퓨터가 주재하는 정보화 사회는 신성한 공간으로서의 ‘원초적 자연’과 상상적 자연으로서의 ‘인공 자연’, 그리고 여기에 새로 참여한 ‘디지털 자연’의 삼각 관계가 유지될 것이다. 신종 ‘디지털 자연’과 그 이전의 자연 사이의 싸움의 형식은 곧 컴퓨터 시대의 새로운 하이퍼/사이버 리얼리티와 그 이전의 인문적/심미적 리얼리티 사이의 갈등의 형식을 띄게 될 것이다.
과학적 상상력은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공상하여 과거나 미래로 무한히 확장된 시간과 사이버 공간을 열어나가면서도, 현재 진행적인 문제의식을 보인다. 그리고 그 문제의식이 미래에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시뮬라크르 미학은 이제 널리 대중화의 추세를 타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하는 이 용어는 이제 그 존재 바탕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그것을 가장 대표적으로 질료화하는 장르가 SF이다. 특히, 컴퓨터에 의해 형성된 사이버 스페이스의 시뮬라크르적 미학성은 이제 SF의 주류적인 질료가 될 것이다. 그것의 결과물이 디스토피아를 지향하는 것일지, 아니면 유토피아를 지향할 것인지는 작가의 몴이지만, 이미 그 미학성의 질료화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SF의 상상력의 토대가 바로 통신적 상상력이라면, 그것의 하위 범주로서의 소재적 상상력(Material Commugination)―정보화 사회가 우리에게 새롭게 보여주는 모든 소재적 맥락들을 작품에 담아내려는 상상력―과 의식적 상상력(Consciousness Commugination)―사회의 변화가 가져다 준 개별적인 주체들의 분열된 의식의 제 양상들을 텍스트에 구현하려는 상상력―은 상호 작용으로 SF의 하위 범주로서의 상상력의 위상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