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모든 국가사회의 법질서는 각기 그 논리적 성격을 달리하는 3종류의 법규범(행위규범·재판규범·조직규범)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모든 법규범이 명확하게 이러한 구조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고, 동일한 규범도 관점에 따라 행위규범 혹은 재판규범으로도 볼 수 있는 중복관계에 있으며, 사회발전의 각 단계에 따라 그 발전·정비의 정도도 일치되지 않는 수가 많다. 이같이 그 구체적인 존재형태는 다르더라도 어느 사회의 법질서 혹은 본질적으로는 위의 3가지 법규범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행위규범은 행위의 기준을 정하는 당위법칙이며, 사회규범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한편 법규범이 다른 사회규범과 다른 점은 행위규범에 대한 위반상태가 발생하면 강제력을 발동해 그 실현을 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강제력에 의한 법의 실현을 보장해주는 것이 법원에 의한 재판이다. 법원이 재판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 법규범이므로 법은 재판규범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재판에 의해 강제로 집행되므로 강제규범이라고도 한다. 법규범은 그 전체가 행위규범과 재판규범이라고 하는 2중구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둘 중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정의규정(定義規定), 기술적 규정 등도 존재한다. 행위규범이나 재판규범과 비유할 만한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서 조직규범을 들 수 있다. 법이 정해지려면 그 사회 안에 법을 정하는 일정한 조직체가 있어야 하고, 그 법을 적용·집행함에 있어서도 법원이나 행정관청과 같은 일정한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법의 제정·적용·집행의 조직을 정하는 법이 바로 조직규범이다. 켈젠이 지적했듯이, 국가법질서는 상호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상하의 위계질서를 이루고 있으며, 헌법은 다른 법률의 전제가 되므로 법규범은 조직규범을 기초로 하여 그 위에 행위규범과 재판규범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3자는 상호 결합하고 의지해 사회생활의 질서를 세우고 인간공동체, 그중에서도 특히 국가의 조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