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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음악 전반에 걸쳐서 한결같이 공통되는 특징은 아니겠지만 특히 수제천(壽濟天)이나 영산회상(靈山會相)같은 합주음악은 더없이 화평하면서도 유순한 정감을 안겨다 준다. 이같은 분위기를 창출해내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라면 아무래도 음악의 기본요소 중의 하나인 음색(音色)을 만들어내는 악기의 재질(材質)에 있지 않나 한다.
여기 자칫 되외시하기 쉬운 음색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잠시 서양음악사의 한 예를 원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는데, 멀리 그리스 시대의 키타라(Kithara)라는 현악기와 아울로스(Aulos)라는 관악기의 실례가 그것이다.
키타라는 아폴로제전에 쓰이던 낭랑한 음색의 현악기이고, 아울로스는 디오니소스제전에 쓰이던 조금은 선정적인 음색의 관악기이다. 이 아울로스는 소아시아로부터 유입된 악기인데 고상한 분위기에서의 연주는 배척되었을 뿐아니라 그리스음악의 농암하고 방일(放逸)하며 정열적인 측면을 대변하던 악기이다. 바로 이같은 역사적인 사례에서 착안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이라면 하나의 악기의 음색이 그 활용되는 장소의 분위기에 얼마나 좌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