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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문학 교육의 현실, 즉 주로 입시를 위한 준비 정도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고려할 때 그리블의 말은 우리에게 큰 반향으로 다가온다. 굳이 그리블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시험을 위한 방편으로 문학작품(특히 시의 경우)을 접하게 되면 문학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감동을 받는다는 것은 애초에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문학작품은 시험에 대비하여 읽고 공부하고 이해하는 그러한 지적 행위의 방법으로는 문학작품에 대한 보편적 이해 이상에는 도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감수성과 기호가 다른 개인들이 교육 현장에서 공유되는 문학적 지식을 통해서는 감성을 자극하는 경험을 갖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다소 극단적이어서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문학작품에 대한 접근은 개인적인 것일 뿐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시의 감상은 대신해 줄 수 없으며 감상되지 않으면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F.R. Leavis, `Reality and sincerity`, ≪The Living Principle≫, London, Chatto and Windus, 1975. p. 129.고 주장한 리비스의 말에 우리가 새삼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지금 우리는 청소년들이 자기의 심미안을 가지고 취향이나 기호에 맞는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하고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 연구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현실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일차적으로 청소년들의 애송시 성향을 파악해 보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그리블의 말을 다시 들어보면 이 작업의 의의와 가치가 무엇인지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