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구약신학의 역사를 살펴보며 이 역사가 ‘오직 성경’을 주장하며 일어났던 종교개혁의 후예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임을 생각해 볼 때 무척 아이러니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을 합리주의적으로, 변증법적으로 보게 된 것은 바로 이 ‘오직 성경’을 외쳤던 종교개혁의 후예들이었던 것이다.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개혁주의의 입장에서 구약신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구약(성경)신학의 모든 문제는 곧 계시로서의 하나님의 말씀을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성경의 영감을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로 수렴된다. 개신교 정통주의적 입장에서 성경을 증거 본문으로서 바라본 것은 그들이 비록 성경의 권위를 무시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올바른 태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에 의해서 결국 구약(성경)신학은 기독교 교리를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었고, 거기에 합리주의와 변증법 철학의 바람이 불어닥칠 때 결국 성경의 권위는 무너지고 만 것이다.
‘오직 성경’의 원리는 성경 이외의 다른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성경을 이용하는 것이나, 또는 어떤 다른 권위에 대해서 도전하기 위해서 성경을 사용하는데 적용되는 원리는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종교개혁의 전통이 이렇게 성경의 권위를 잘못 이용함으로써 성경의 권위가 파괴당하는 결과를 당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직 성경’의 원리는 오히려 신앙인이 성경, 곧 하나님의 말씀에 겸허히 서서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는 태도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합리주의, 종교사학파 시대의 구약신학자들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갖지 못하였으므로 결국 성경의 권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현대의 구약신학은 다시금 성경의 권위와 하나님의 언약 등에 관심을 잦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볼 때,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