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Ⅰ. 머리말
한국의 여성운동은 세계여성운동의 일반적인 흐름을 결코 도외시할 수는 없으나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경험하고 해방 이후에도 계속 민족분단의 체제로 이어지면서 그 특수성이 부각되고 있다. 즉 여성운동이 단순히 가부장제적 남녀 불평등을 철폐하고 여성의 권리와 사회적 지위만을 주장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다 민족운동의 일익을 여성운동이 분담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특히 일제시대 한국의 여성은 여성 스스로 제몫을 찾아야 할 뿐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 그 몫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때에 여권도, 지위도 보장받을 수 있고, 때문에 민족 차원에서의 다른 사회운동과 여성운동이 불가분의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같은 한국여성운동의 특수성은 일찍이 그 태동기인 개화기 한국여성운동에서부터 구국운동, 또는 국권회복운동과 병행되었고, 일제시기에는 민족독립운동과 함께 함으로써 일정한 전통의 역사적 의미를 내포하게 된 것이다.
1960년대 이후부터 시작된 여성운동사 연구는 독립운동, 여권운동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여성교육운동, 여성항일구국운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경향은 1970년대 이후 사회운동, 여성운동의 발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특히 1980년대 여성운동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모색이 심화됨에 따라 여성운동을 전체 사회운동과 연관지어 파악하는 연구성과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현재 여성운동사 연구는 여성문제에 대한 관점, 여성문제와 사회구조적 모순의 상호관계와 해결 전망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간에 `여성운동`은 무엇인가라는 점에서부터 시작하여 연구대상, 여성운동의 주체 설정 및 과제, 더 나아가서는 근대여성운동사상(近代女性運動史象)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