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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교는 `우리의 전통문화`라는 말속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유교가 쇠퇴했다고 해서 유교적 전통이 사라졌다고 보는 것은 큰 잘못이다. 유교적 전통은 아직도 우리의 의식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으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89년도에 실시한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불교인의 경우 72%가, 개신교의 경우 63%가, 천주교의 경우 61%가, 그리고 무종교인의 경우 70%가 유교적인 의식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갤럽연구소, 1990). 즉, 종교에 상관없이 약 70%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아직도 유교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교적 가치관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강하게 남아있다는 사실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다 볼 필요는 없다. 왜냐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유교의 이념 자체가 봉건적 이념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교가 봉건사회의 신분제도를 고착시키는 데 이용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유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유교를 이용한 위정자들의 잘못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유교의 인간관계에 대한 강론은 시대와 제도를 초월하는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우리 학계에서도 유교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유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문화혁명 당시 공자를 반동적 복고주의자, 봉건지배계급의 옹호자라고 비판하며 유교의 타도를 외쳤던 중국은 등소평의 등장 이후 마르크시즘적 시각에서 유교의 비판계승론을 펼치고 있다. 지금 세계의 일반적인 시각은 유교가 그 문화권에 속하는 한국, 일본, 대만 등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고 본다. 이를테면 이들 국가가 이룩해낸 경제성장도 유교적 가치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