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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테러리즘법이 제정되고 국제협약이 체결된다 해도 그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테러리즘을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나라마다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엄연히 존재한다.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채 무작정 테러리즘을 비판하는 행태는 오히려 반작용만 촉발할 뿐이다. 그 실증적 예는 빈 라덴의 이슬람 해방운동에서 충분히 살필 수 있었다.
일찍이 이란의 호메이니는 ꡒ이란은 아메리카와 실질적인 교전상태에 있다ꡓ고 선언했다. 카다피도 서구를 상대로 성전을 벌이고 있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공언한다. 다른 이슬람 집단이나 국가의 과격지도자들도 비슷한 표현을 쓴다.
이슬람과 크리스트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으며, 따라서 서로 상대에 가하는 ꡐ테러리즘ꡑ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암담한 선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양문화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가 판치는 한, 이스라엘이 중동의 한복판에 존재하는 한, 미국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한 테러리즘은 어쩌면 인류가 안고 살아야 하는 난치병과 같은 존재로 남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테러리즘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문명과 문화, 인종과 종족, 이념과 철학 등으로 갈라져 갈등과 분규를 거듭하고 있지만 테러리즘이 그 목적을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
한때 악명높던 PLO와 IRA 등이 합법 단체로 음지를 벗어날 수 있었던 요인은 국제사회의 이해에 있었다. 전세계인 모두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ꡐ이것은 테러리즘ꡑ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틀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국제 사회가 타협과 이해를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또 인류가 절대적 가치를 남에게 강요하는 어리석음과 오만을 타파할 때 그리고 대화로 그 해결방법을 찾겠다는 대전제를 먼저 인식할 때 테러리즘 종말을 위한 한가닥 서광이 비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