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또한 가지 중요한 규범체계는 컴퓨터 전문가들의 직업윤리의 문제이다. 컴퓨터 전문가 집단은 의사나 변호사 등 비교적 동일한 직업적 활동과 자격 기준을 갖춘 전문가 집단과 달리 많은 상이한 영역과 (심지어 공적인 자격이 필요 없는) 다양한 자격 기준--시스템 디자이너,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반도체 연구가, 프로그래머, 통신전문가, 사설게시판 관리자, 컴퓨터 사무요원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과연 컴퓨터 전문가 집단에 동일한 직업윤리를 설정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미국 ACM(컴퓨터기기협회: The Association for Computer Machinery)을 위시한 다양한 컴퓨터전문가단체들은 각기의 윤리강령(code of ethics)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윤리강령이 추상적이고 구체성이 결여되고, 내부적으로 상호모순될 수 있다는 비판은 통상적인 것이 되었다. 또한 윤리강령들은 전문가 집단의 공공적 이미지를 제고하고, 현상을 유지시키고, 기업적 이익을 촉진시켜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왔다. 이러한 윤리강령의 필요성은 구체적으로 다음 12가지로 정리된다. 1) 전문직업주의(professionalism)의 상징화 2) 집단적 이익의 보호 3) 회원의 에티켓 규정 4) 선한 행동의 고취 5) 회원의 교육 6) 회원의 훈계 7) 외부적 관계의 장려 8) 기본적 도덕원칙의 열거 9) 하위 규칙의 설정 10) 지침의 제공 11) 이상의 표현 12) 회원의 권리와 의무의 성문화 등이다. 물론 성문화된 도덕원칙과 규칙과 지침들이 도덕적 행동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도덕적 행위 영역을 구분해줄 수는 있다. 그러한 최소한의 영역으로는 흔히 공공적 이익, 진실, 정직, 공정성, 그리고 전문직업적 책임 등이 거론된다.
참고문헌
부록 \nI. 서론: 정보통신 문화에 대한 다원론적 읽기의 윤리 \n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은 정보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정보사회의 구체적인 모습과 그 문화적 양식은 현재 생성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아직 고정적인 원형으로서 확립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보사회는 미래에 달성될 사회이고 현재는 사회 각분야에서 정보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화사회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부가가치통신(VAN-value added network)이라는 용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지만, 정보화사회의 진정한 부가가치통신은 바람직한 정보사회의 실현을 위해서 우리가 어떠한 형태의 정보화 과정을 거쳐서 어떠한 삶의 질을 누리며 살 것인가에 대한 가치철학적인 규범적 논의일 것이다. \n정보통신사회에 대한 가장 통상적인 이해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이 결합한 컴퓨니케이션(compunication) 혹은 컴퓨터 매개 통신(CMC-computer mediated communication)을 통해서 정보의 축적, 처리, 분석과 전달 능력이 획기적으로 증대되면서 정보의 가치가 산업사회에서의 물질이나 에너지 못지 않게 중요한 재화로서 인식되는 사회라는 것이다. 나아가서 이러한 사회는 인터넷과 종합정보통신망(ISDN-integrated services digital network)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적 정보기술과 통신망이 가정, 직장, 경제, 문화, 교육 등 사회의 각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야기시키는 사회로 인식된다. 정보사회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탈산업사회 혹은 후기산업사회, 그리고 포스트모던 사회 등의 이론 등과 맞물려서 다양한 낙관적인 혹은 비관적인 사회문화적 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도 이러한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그것은 다양하게 걸쳐 있다. 낙관적 전망부터 살펴보면, 경제적 영역에서는 집중화와 팽창, 표준화, 획일화, 착취 등과 같은 자본주의적 산업 생산과 그 내재적 결함의 종말이 오고, 정치적 영역에서는 보다 참여적인 전자민주주의와 분권화된 의사결정, 정보접근의 기회 확대 등을 통한 지배 엘리트로부터 피지배 엘리트에로의 권력 이동이 진행되고, 문화적 영역에서는 전자 시스템에 의해서 인간이 노동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어 늘어난 여가 시간을 이용해 스스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의 개별적인 문화의 향유가 가능하게 된다. 이에 대해 비관론적 시각은 다음과 같다. 경제적 영역에서는 생산라인의 전자화에 따른 숙련노동자들의 비숙련화와 실업화,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의 영속화 내지는 재편성이 올 것이고, 정치적 영역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미증유의 집중화된 통제가 가능하게 되고, 문화적 영역에서는 다양한 문화적 향유보다는 전지구적인 문화적 획일화와 대중조작적 문화에의 종속화가 귀결된다. \n정보문화란 `정보통신기술 및 서비스의 발달과 새로운 정보통신기기의 보급이 인간의 생활양식과 행동전반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정보에 대한 중요성의 인식과 활용의지를 나타내는 가치관과 규범 그리고 행동 등 제요소가 작용하는 문화적 체계`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의 사회적 문화적 파장이라는 주제 아래 도덕의 정체성(正體性) 문제를 다루면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문제는 우리가 정보통신기술이 사회와 문화에 어떠한 파장, 효과, 혹은 영향을 가져왔는가를 말할 때, 기술 결정론을 암묵적으로 수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기술 결정론은 기술변화가 사회제도와 문화를 변화시킨다고 보고 기술의 변화가 사회를 주도해 나가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그러한 영향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다. 이러한 기술 결정론에 대한 비판적 대안은 기술의 사회 결정론 혹은 이데올로기 결정론이다. 이러한 입장들은 기술의 발전 방향과 혁신의 정도 그리고 기술의 전반적인 형태가 사회적, 제도적, 경제적, 문화적 혹은 이데올로기적 요소에 의해서 형성된다는 입장이다. 정보사회에 대한 논의는 전환론적 관점과 지속론적 관점, 그리고 낙관론적 관점과 비관론적 관점, 통제증가적 관점과 통제감소적 관점, 기술결정론적 관점과 사회결정론적 관점 등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고 있다. 비록 이러한 관점들이 이분법적으로 표시되었지만 그 양극단 사이에는 또한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고 있으며, 또한 이러한 관점들이 상호 착종되고 있다. 따라서 정보통신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도덕의 정체성(正體性) 문제는 정보통신사회와 그 문화에 대한 다원론적 읽기의 윤리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아직도 이러한 다양하고도 착종된 모든 관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객관적인 메타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만 정보사회는 기술과 인간의 의지가 상호작용하고 결합되어 형성될 것이라는 점과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의 도덕적 화해를 위한 종합적인 전망이 필요하다는 형식적인 언명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러한 도덕적 화해를 통해서 무조건적인 정보기술의 도입과 확충만이 찬란한 정보사회로 우리들을 인도할 것이라는 무비판적인 기술결정론의 입장만은 피해야 한다. \n우리는 정보사회와 문화에서의 도덕의 정체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제2장에서는 정보통신시대의 윤리가 과연 전통적인 윤리 혹은 산업사회의 윤리와 판이한 새로운 윤리체계를 요구하는지 아니면 전통적 윤리의 적용 혹은 적절한 변용으로 충분한 것인지의 문제를 다룬다. 제3장에서는 정보사회에서 요구되는 규범과 도덕체계의 기초적 파악을 위해서 현재 인터넷 등 네트워크 혹은 공동체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네티켓, 사용지침, 권리와 의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