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알모도바르는 `여성들이 잉태하고 양육해내는 희망`을 그린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제52회 깐느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수상, 타임지 선정 `99 올해의 10대 영화`중 1위를 차지했다. <라이브 플래쉬>(97)에서의 가능성을 확고히 한 것이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99)에는 전작 <라이브 플래쉬>(97)에 이어 알모도바르가 영화를 통해 견지하던 `변화`의 미덕이 있고, 영화 속의 변화는 감독의 `변화`를 거울처럼 비춘다. (알모도바르는 AUDIENCE 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긴장감과 과장이 필요합니다. .. 등장인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를 겪어야 합니다. `) 알모도바르 감독이 <라이브 플래쉬>에서 聖俗(예컨대, 욕망과 사랑)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면서 보여준 가톨릭과의 화해와 정서적 깊이가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더 한층 농밀해졌고 알모도바르식 키치 스타일에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특별한 체험이 될 수밖에 없는 진한 사랑이 정성스럽게 수놓아져 있다. 알모도바르가 자신의 엽기적이기기까지 한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의미심장한) `변화`가 캐릭터뿐 아니라 감독 자신에게도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그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봤던 관객 또한 함께 변하게 된다. 예컨대 우리가 이성이라고 부르는 세계의 편견을 직시할 수 있다. 편견을 깨고 나면 이성이 억눌렀던 진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편견의 벽이 얼마나 두껍고 깨기 힘든 것인지!) 알모도바르는 가톨릭에 대한 어두운 기억 때문에 가톨릭을 포함한 종교적 숭고함과 `아버지의 이름`인 상징적 세계를 조소하고 우롱해왔지만 <라이브 플래쉬>와 <어머니의 모든 것>에 이르러 엽기적 극단은 극선회했고 알모도바르의 영화세계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다시 종교적으로 순수해졌고 숭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