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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세기로서의 20세기
19세기이래 자본주의의 본격적인 성장과 더불어 등장한 ‘근대화’라는 발상은 합리적 이성에 의해 인류가 부와 번영을 누릴 것이라는 계몽주의를 토대로 널리 확산되었다. 문명과 단짝을 이루고 있던 야만의 얼굴, 급속한 성장의 이면에서 심화되고 있었던 억압과 착취, 빈곤과 불평등, 인간성의 소외는 전통사회’로부터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병리현상으로 간주되기조차 하였다. 최초 `부와 교양’을 지닌 부르주아지들에 의해 옹호되었던 이와 같은 낙관적 믿음은 그러한 변화로부터 격리되어 있던 비서구 지역이 이후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화되는 상황에서도 역사발전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관념으로 지속되었다. 그리고 그 믿음의 중심에는 상이한 위상에 놓여 있는 계급, 계층들간의 비대칭적 사회관계와 그로부터 기인하는 갈등, 그리고 그것의 해소를 외면하거나 주변적인 것으로 내모는 성장제일주의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시적으로 당대의 고통을 잊게 한 이 장미빛 전망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산산 조각이 나 버렸다. 20세기 벽두에 발발한 1차 세계대전은 인류가 번영과 공존의 길로 가기보다 오히려 파멸의 길로 갈 것이라는 비관적 관념을 증폭시켰다. 기본적으로 초과이윤과 식민지 확장에 대한 자본과 국가 권력의 끝없는 욕망에 지배된 이 전쟁은 자본주의의 발상지이며 이성의 본고장이라 인식되었던 유럽을 초토화시켰고, 그 모순은 짜르(tsar) 치하 러시아의 볼세비키혁명으로 응집되어 표현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전쟁의 상흔과 혼돈이 치유되기도 전에 발생한 또 한 차례의 세계대전은 이성에 대한 믿음을 거의 해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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