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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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마지막 시기인 1930년대 후반의 문학사적 의의는 새로운 변혁기인 해방 직후를 준비한 시기로 평가되고 있다. 즉 일제 말의 암흑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역량들이 축적되었던 시기라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남다른 작품 수준을 보여준 시인으로 청록파, 유치환, 서정주, 오장환, 백석, 이육사와 더불어 이용악을 거론할 수 있다.
특히 문학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을 작품 이해의 중요한 관건으로 삼고 있는 리얼리즘의 관점에서는, 이용악의 시가 이 당시의 민족 현실을 진솔하게 형상화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물론 이런 평가의 다른 쪽에서는 일제 말에 썼던, 친일의 냄새가 나는 시들에 대한 분분한 논의가 뒤따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납북 문인들의 작품에 대한 해금 조치가 있은 후에, 이용악의 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다양한 각도에서 시도되었다. 이 작업들을 통하여 이용악을 1930년대 후반의 민족 문학사 전면에 내세워서 부각시키는 한편, 이 당시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북쪽], [낡은 집], [전라도 가시내], [오랑캐꽃] 등을 중심으로 그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이런 연구 작업은 해금과 같이 이루어진 {이용악 시전집}(창작과 비평사,
1988)의 간행이나 시적 성과를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논의하려고 했던 연구 풍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전집이 완전하지 못했던 관계로 해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하여 부분적인 보완 작업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중에 그의 시적 성과를 두고 논란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낡은 집]을 두고서 있었던 리얼리즘의 성취도와 시정신의 문제, [오랑캐꽃]을 둘러싼 알레고리를 통한 민족 현실의 반영 문제, [뒷길로 가자]를 둘러싼 친일시 문제, [기관구]를 평가하는 정치주의와 비정치주의의 대립적 시각 문제 등이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