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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한국 민족주의
통일과 한국 민족주의
국민 혹은 국가건설의 과제는 결국 구성원 전체가 과거의 신념체제로부터 새로운 신념체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남한의 자유주의적 과신이 제어되고 교조주의적 사회주의 이념과 극단적 경직성 하에서 살아온 북한지역 주민의 가치질서가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통일한국의 통합논리로서 민족주의의 효용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에서 지금까지 다양하게 제시되어 온 모델중심이 아닌 우리 나름의 포괄적이고 새로운 민족주의 이념체계의 기본설정과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통일한국을 지향하기 위한 한국 민족주의의 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 통일이념으로서의 한국 민족주의 이다. 남북 간 이념대립 및 경쟁의 벽을 해소할 수 있는 민족적 기반으로 일반적으로 민족문화의 동질성, 민족성원으로서의 일체감, 역사의 공유 등이 지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의 경우서구의 근대민족국가에서 “민족”개념보다 언어 혈연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게마인샤프트적인 “겨레”라는 개념이 적절하다는 견해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1945년 이후 남북한 간 문화의 이질화가 심화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은 민족이라는 개념도 계급적 관점에서 정의함으로써 한국의 민족개념과 근본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통일이념으로서의 한국 민족주의는 단순히 남북 간 전통문화의 공통분모를 확인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며 새로운 문화적 동질성을 넓혀 나가는 문화공동체 형성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북한사회의 구조적 변화에 의해서 북한 내부에서 문화변용 현상이 일어나거나 남북 간 문화통합정책에 의해서 남북 간 문화적 상용성이 증대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갈등과 통합원리로서의 한국 민족주의이다. 한국 민족주의는 일차적으로 한국사회의 여러 가지 갈등을 해…
한다. 또한 전체로서의 민족이익과 개체로서의 개인 및 집단이익이 상호 조정될 수 있는 협상의 틀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와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의회정치의 제도화가 이루어짐으로써 각종 갈등과 통일문제에 대한 이견들이 의회정치의 틀 내로 수렴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부와 권력의 재분배에 의해서 실질적 민주주의와 복지국가가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국제노동 분업과 시장경제의 현실 속에서 자본축적과 분배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국가개입과 시장자율성의 적절한 배합 및 국가와 노동, 자본 간의 협상의 틀이 마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한국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이다. 한국 민족주의는 세계 경제체제와 세계국가체제 안에서 한민족의 자립과 번영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한국 민족주의는 세계체제 속에서 다른 나라들과 상호의존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민족적 독자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또한 통일 후 한국 민족주의가 배타적 성향이나 팽창적 성격을 띠지 않고 국제화해 협력을 지향하면서 민족적 자존과 자율성을 보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민족주의의 주요한 내용으로 우선 지목되어야 할 것이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민족지상주의적 배타적 국가의식을 지양하고, 포용적이며 진취적인 개방적 민족주의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보편적 인류애를 기반으로 하면서 우리민족의 공동체의식을 긍정적으로 확대시키는 하나의 이념적 지향점, 세계로 열려있는 중심이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방성의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 평화로운 공존(Peaceful coexistence)의 문제인 것이다. 한국 민족주의가 개방적이어야 하고 주변 국가들과 평화로운 공존을 목표로 하는 것이어야 하는 이유는 국제정치 현실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한국문제의 세계화 그리고 한국문제의 동북아 관계성이 그 예이다.